빛의 농담濃淡
김경찬 & 이태훈 작품전
제주 구좌에서 화산회토로 제주옹기를 빚는 김경찬 작가, 유리에 뜨거운 숨을 불어 넣는 이태훈 작가. 흙과 유리를 재료로 삼아 자신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해 온 두 작가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대지의 음영을 담은 제주옹기와 맑은 운취가 깃든 유리 오브제. 각기 다른 물성의 만남이 빚어낸 결과물은 등을 맞댄 낮과 밤처럼 친숙한 듯 낯선 심상을 불러옵니다. 어둠에 깃든 한 줄기 빛을 떠올리며 그려낸 상상 속 장면이 여러 계절 동안의 탐구와 발견 끝에 완성되었습니다.
김경찬
제주대학교 문화조형 디자인대학원에서 도자조형으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현재 제주 구좌의 제주점토 도예 연구소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덕궁 궁중일상전시 – 궁궐 속 치유》, 《쓰여짐에 대하여》, 《현대도기 흙의 언어 – 영암도기 박물관 특별전》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9년 KCDF 공예디자인 상품 개발 사업 후속지원작가
4인에 선정됐습니다.
이태훈
국민대학교 유리조형 디자인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친 뒤, 현재 국민대학교 리빙아키텍쳐 글라스 겸임교수이자 1200pointGlass Studio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Your Teddy Bear》, 《DDP Design Fair, 서울, DDP》, 《十萬物(십만물) : 공예로 사방을 통하다》 등 다수의 개인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2019년 KCDF 공예디자인 상품 개발 사업 후속지원작가 4인에 선정됐습니다.
Q. 제주 옹기는 사용하는 재료에서부터 차별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품에 사용된 화산회토만의 성질과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김경찬 작가: 화산재가 침투한 제주점토는 기본적으로 철분 함량이 높아 붉은색을 띱니다. 1,180℃의 낮은 온도에서 자화를 이루며 특유의 붉은 색감을 지니게 되는 것이죠. 점토는 제가 직접 채취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불순물과 작은 돌알갱이가 많아 120목 200목으로 채를 치고 건조시킨 뒤 사용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익숙해지다보니 큰 어려움은 없어요.
보타라보
이번 전시에서는 서로의 모티브가 되어 교감을 나눈 다양한 형태의 기물을 botalabo의 식물 연출을 통해 선보입니다. botalabo는 플로리스트 정희연이 운영하는 스튜디오이자 프로젝트 브랜드로 꽃과 식물, 일상의 소재를 이용하여 공간에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작업을 제안해왔습니다. 제주의 전통 물항아리 ‘허벅’에서 영감을 받은 화병, 유리의 간결한 선과 이어지는 토기 그리고 계절이 깃든 꽃과 식물은 일상의 풍경에 농담(濃淡)을 더해줍니다.
Q. 이태훈 작가님이 다른 마우스블로잉 작업과 구분되는 자신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여기시는지요.
이태훈 작가: 작가들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과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다릅니다. 저의 경우 유리가 지닌 고유의 매력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어요. 얇은 두께와 투명성, 혹은 반투명이지만 빛에 두었을 때 화려한 장식이 보인다든지 같은 디테일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의 오브제도 숨어 있는 디테일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했고, 유리다운 멋이 돋보이도록 측면 라인을 특히 신경써서 작업했습니다.
2021년 9월 28일 - 10월 17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43 1층 Handle with Care
02-797-0151
식물 연출: botalabo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포스터 디자인: 이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