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휘파람
후쿠시 하루카 작품전
유리 공예가 후쿠시 하루카의 첫 번째 한국 전시, 《봄의 휘파람》을 소개합니다.
부드러운 빛의 유리로 자연이 남기는 심상을 표현해 온 유리 공예가, 후쿠시 하루카의 작품을 소개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봄의 연무, 피어나는 꽃과 화단의 친구들,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른 빛의 표정 등을 담은 50여점의 월 행잉 신작을 선보입니다. 길고 지난했던 겨울 내내 기지개를 켜는 생명의 활기를 모티브로 진행한 작업입니다. 서울의 봄을 그리며 찾아낸 유려한 색채의 기물들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후쿠시 하루카 福士 遥
2011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공예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도쿄에서 유리 공예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폭의 그림처럼 서정적인 풍경과 섬세한 색채를 담은 작업을 전개합니다.
작가는 투명하고 순전한 유리의 물성에 매료되어 유리 공예의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현재는 유리 분말과 곡물을 재료 삼아 석고 틀에 부어 만드는 ‘파트 드 베르 pâte de verre’ 기법을 주로 사용합니다. 유리 알갱이가 녹을 때 공기와 섞이며 나타나는 반투명한 색감은 모호하지만 친근합니다. 기억 속 장면, 봄의 아지랑이와 자연스레 연결되는 듯 보입니다.
Q. 안녕하세요. 어느덧 길었던 겨울이 저물고 봄이 왔네요. 최근 일과는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A. 지난 겨울 내내 봄을 동경하는 마음을 품고 전시를 준비했어요. 세계적으로 큰 걱정을 안고 있는 요즘이지만, 힘든 시기가 하루빨리 지나고 모두에게 따듯한 봄빛이 쏟아지길 기원하며 작업에 임했습니다.
Q. 작품의 주제도 평온한 봄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Real Spring’이지요. 이번 작업에 관해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주로 식물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식물 고유의 생명력을 떠올리며 색과 형태를 조합하는 과정이 즐거웠어요. 봄을 맞이한 식물과 정경을 그리다 보니 포근한 색감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네요.
Q. 작가님의 작품은 ‘투명하고 매끄러운’ 유리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매트하면서도 햇볕 아래 두면 은은하게 빛나는 표면, 마음속 풍경을 그대로 떠낸 듯한 형태와 색감… 그림이나 조각이 연상되기도 하고요. 작업의 모티브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Q. 공중에 떠 있는 듯한 <Hang Series>
A. 이전 작업으로 브로치를 제작했던 것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브로치를 여러 개 장식하는 것처럼, 벽면에 유리 조형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두고 즐길 수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패널 액자는 여백을 한정하여 작품의 서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고안한 방식이에요. 프레임 없이 부유하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 액자로 인해 회화적으로 보이는 작품 모두 공간에 맞추어 선택해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거친 표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질감과 탁한 듯 부드러운 색감, 독특하고 섬세한 마감, 떠 있는 것처럼 벽에 걸리는 방식까지 참 아름다웠어요. 작품을 보면 작가의 아득한 시간 속으로 잠시 발을 담근 듯한 느낌이 들어서 여러 감정이 섞입니다. 경이롭기도 벅차기도,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같은 작업을 무수히 반복하며 견고한 세상을 만들어낸 작가를 알게 되고 운이 닿아 작품을 간직하는 일은 만든 이의 시간을 고스란히, 손에서 손으로 전해 받는 것과 같은 귀한 경험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봄의 설렘을 머금은 'white'와 상쾌한 미풍이 느껴지는 'light blue'는 서울에서의 전시를 기념하여 새롭게 선보이는 컬러입니다. 두 가지 형태의 플레이트와 액세서리로 제작되어 일상에서 더 가까이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시그니처 컬러로 제작된 플레이트와 코스터도 함께 눈여겨봐 주세요.
작가가 펼치는 봄의 정경을 따라 휘휘 휘파람을 불며 거닐어보세요. 따스한 볕이 언 강을 녹이고 꽃씨를 틔우듯 마음의 활기를 깨울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2022년 3월 15일 - 4월 3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43 1층 Handle with Care
02-797-0151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포스터 & 리플렛 디자인: 이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