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부가 되어

DEETE 작품전


아름다움을 위한 섬세한 태도와 모양을 추구해 온 DEETE의 작품전 《우리의 일부가 되어》를 시작합니다.

작가는 곧은 나무를 고르고 조각한 뒤 표면을 정돈하고 칠을 반복하는 작업이 차를 덖고 말리는 행위와 닿아있다고 말합니다. 세심한 시선과 단정한 손길로 차를 내리고 기물을 향유하는 일련의 동작은 때로 수양과 닮아있으며, 어느새 우리의 일부가 되어 일상을 채웁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차를 구심점으로 하는 생활을 그리며 제작한 차탁, 말차와 잎차 도구를 세심히 고려한 차 도구함과 티 테이블을 소개합니다. 목리(木理)의 아름다움과 건축적인 미감으로 사랑받아 온 DEETE의 티 보드를 다양한 수종과 스케일로 만나보실 수 있는 점도 이번 전시의 큰 즐거움입니다.

DEETE

'섬세한 태도와 모양 㑷' 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Studio DEETE〉의 정동훈 작가는 심플함과 간결함을 추구한 목공예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공간과 기물이 함께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여백이 있는 디자인을 지향하며 원목의 질감과 결을 살린 차도구와 목가구를 만듭니다.

Q. 안녕하세요, 작가님. 전시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작가님과 〈DEETE〉의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섬세한 태도와 모양’ 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Studio DEETE〉를 운영하고 있는 정동훈 이라고 합니다. 디태는 원목의 질감을 잘 느낄 수 있는 차도구들과 목가구들을 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디태는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아프로디테에서, 섬세함 마음과 디자인의 디테일들을 지칭하는 것에서, 그리고 제 이름의 이니셜과 형태를 일컫는 모양 태(㑷)를 합친 뜻을 갖고 있습니다.


Q. 전시 제목인 《우리의 일부가 되어》를 직접 지어주셨어요. 타이틀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전시 타이틀을 생각하며 현재 ‘내가 물건을 만들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만드는 것들은 어떤 사물인가’ 고민을 해보게 되더군요. 디태의 물건과 가구는 결국 사람에 의해 사용되고, 사용자의 생활에 녹아들어야 하는 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업할 때 배경, 여백, 균형,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주인공으로서의 물건보다는 공간과 목적, 다른 기물과 균형을 맞추어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에 기준을 둡니다. 단독으로 존재했을때는 다소 밋밋한 느낌에 무언가를 더해볼까도 생각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항상 하나를 덜어내어 함께 놓일 물건들의 자리를 마련하는 편입니다. 전시 제목도 디태의 이런 지향을 떠올리며 지어보았습니다.

Q. 작년, 티더블유엘에서는 단독 에디션을 포함한 디태의 차판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절제된 미감이 있으면서도 불필요한 긴장감을 주지 않는 점, 정교한 디테일과 비례미를 갖추었지만 차가운 인상을 주지 않는 ‘균형감’이 인상깊었어요. 건축물을 연상시키는 구조와 제품간 모듈화는 디태의 대표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현재와 같은 스타일의 작업을 전개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균형감. 의식하고 했던 것은 아닌데 이렇게 콕 집어 말씀해주시니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어요. 어떠한 선택과 결정을 내릴 때 과하거나, 부족하거나 하는 부분들을 경계합니다. 물건을 디자인하고 만들 때에도,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부분 그런 성향이 있어요. 건축물의 형상을 의도하지만 않지만 기물을 사용하는데 있어 손의 감각을 비롯하여 물성을 다루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구조를 설계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물건의 질서 안에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열어두어 스스로만의 물건을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Q. 이번 전시에서는 차판 뿐 아니라 차탁, 선반 다구장과 차 도구함, 티 테이블까지 폭넓은 스케일의 작업을 소개합니다.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려요.

A. 오랜 시간동안 생활 가구를 만드는 일을 해왔는데 디태를 찾아주시는 일들이 다구와 관련된 소품들이 많다보니 소품 위주로 작업을 많이 전개해온 듯 합니다. 언젠가 이름을 단 테이블을 디자인해서 만들게 된다면 아주 간결한 덩어리의 테이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왔었어요. 새롭게 선보이는 티&다이닝 테이블은 검고 반듯한 덩어리의 목재가 자연스러운 목리의 결을 품은 채, 테이블 앞에서의 행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차분한 미감을 보여줍니다. 여러 각도에서 다른 얼굴을 갖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구함은 Dan Tea board 와의 호환성, 다구함을 사용하지 않을 때의 형상, 내부에 들어갈 다기와 차도구를 위한 사이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구함 내부에 들어갈 다기와 차도구의 평균적인 사이즈를 고려해야 했는데, 많은 것들을 품을 수 있되 각각의 차 기물을 수납할 때 공간이 많이 남지 않길 바랐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세밀하게 치수를 조정할 일들이 많았어요. 용도와 구성에 따라서 다양한 얼굴과 모양새가 된다는 것이 매력인 듯 합니다.

Q. 작업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 나눠주세요.

A. 작업의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차와 관련된 물건을 만들다보니 차로 인해 알게된 인연들이 제법 많아졌어요.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서로 응원하고 지지받는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차도구 중에 ‘다우’ 라는 것처럼, 마치 생활의 곁에 두고 서로를 기억하는 기운을 받는 듯 합니다. 


Q. 이번 전시의 관람객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A. 전시에 함께하는 다양한 다기를 편하게 놓아보고 소꿉장난 하듯이 여기저기 배치해가며 어우러지는 풍경을 만들어보았으면 합니다. 찻잔 하나, 찻 잎 하나, 찻자리라는 하나의 그림을 그려가는 데에 디태가 좋은 도화지로의 쓰임을 다하는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 전시 인터뷰 전문 보러가기

전시 기간 베르비에, 소사요, 스튜디오 포, 토림도예의 다기를 함께 선보이며, 고수차 전문 티 브랜드 무심헌이 제안하는 차를 자유롭게 경험하고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가 보다 풍요로운 차생활을 그려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한 잔의 차에 담긴 향으로 찻잎과 차나무의 시간을 상상하는 순간처럼 그윽한 향취로 다가가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11월 8일 - 2024년 11월 24일

Tue - Sun, 12 - 7 PM (Monday Closed)  

서울시 녹사평대로 40나길 34 4층 Handle with Care

02-797-0151

전시 기획: Handle with Care

포스터와 리플렛 디자인: 이재민
식물 연출: Botalabo 정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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